김치의 진한 맛 그리고 어머니의 진한 사랑
겨울 초입에 들어서는 이맘때쯤이면 한국의 어머니들은 겨울나기 준비로 분주해진다. 바로 김장이다. 어머니들은 엄청난 양의 김치를 담그는 수고로움에도 가족들 먹일 생각에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11월 22일, 사단법인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이하 위러브유)도 김장을 했다. 가족만큼이나 소중한 이웃들을 대신해서다. 이 때문에 서울 남산골 한옥마을에는 이른 아침부터 김장이 끝난 정오 무렵까지 맛깔난 기운이 진동했다.
30여 년을 한결같이 어려운 이웃을 보살펴온 장길자 회장을 돕기 위해 120여 명의 회원들은 물론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가수 윤태규·백미현·이승훈 씨, 주한 외교관 부인, 대사관 직원들과 30여 명의 외국인들도 나섰다.
참가자들은 2,000포기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양의 김치를 담그면서도 서로 먹여주거나 버무리는 법을 알려주는 등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독일에서 온 미카엘라 씨는 “한국 김치는 맵지만 진한 맛이 난다”면서 “김치의 진한 맛처럼 어려운 이웃들이 진한 사랑을 전달받고 올겨울을 따뜻하게 보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3년째 이 행사에서 김치를 담근다는 미국인 안젤리카 씨는 “한국 음식 중에서 김치를 좋아한다. 한국인들에게 김치는 단순히 반찬이 아니라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알고 있다. 그런 김치를 직접 담가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은 나에게 큰 감동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관광차 남산골 한옥마을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도 김장 담그기에 동참했다. 외국인들은 “김치를 담가 서로 먹여주는 모습이 마치 한가족 같다”며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덕분에 이런 뜻깊은 일을 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위러브유에 일이 있을 때마다 빠지지 않고 달려오는 가수 윤태규 씨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 좋은 행사라 일정을 잠시 미루고 왔다. 작은 도움이라도 드릴 수 있어 무척 기쁘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장길자 회장은 참가자들에게 “김장은 수고스럽고 힘이 많이 드는 일이지만 가족들이 겨우내 든든히 먹을 것을 생각하며 어머니가 정성으로 담그는 것”이라며 “가족 같은 마음을 가진 이웃이 있으니 어려운 생활에도 마음만은 넉넉하게 살아가시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김장 담그기 행사가 끝난 후, 장길자 회장은 서울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의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 김장김치와 함께 쌀, 선물세트를 전달하며 따뜻한 손길로 위로했다. 한편, 500개 상자에 담긴 김치는 서울 중구청, 송파구청, 노원구청 등을 통해 독거노인과 청소년가장가정, 다문화가정 등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됐다.
올해로 네 번째 사랑의 김장을 나눈 위러브유는 그간 서울 중구, 중랑구, 성북구 등 서울 일대의 1,200여 가정에 김치와 함께 쌀과 선물세트를 전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