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러브유의 합창, 지구촌으로 뻗어간 희망의 노래

‘만국 공통어’라는 수식어를 굳이 붙이지 않더라도 ‘음악’에는 각기 다른 개개인의 마음을 하나로 이어주는 힘이 있다. 함께 노래할 때 사랑과 희망, 행복도 배가 된다.

11월 9일, 인천 송도컨벤시아 1층 전시홀에서 모두가 함께 노래하며 이웃에게 희망을 전하는 ‘제23회 위러브유 사랑의 콘서트’가 열렸다. 올해 콘서트는 홍수와 가뭄, 산불, 산사태 등 갈수록 극심해지는 기후재난에 고통받는 지구촌 가족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기후위기로 인한 혹서와 혹한에 그대로 노출된 취약계층 등 사회의 그늘진 곳, 소외된 이웃들도 꼼꼼히 살펴 온정의 손길을 보낸다.

행사는 (재)국제위러브유, (사)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가 주최하고 보건복지부, 서울특별시, 유엔아동권리협약 한국NPO연대,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가 후원했다. 장길자 회장과 이사진, 정계, 문화계 등 다분야 인사와 에콰도르, 몽골, 페루 등 각국 외교관, 회원, 시민 약 1만 3000명이 참석했다.

지구촌 가족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사랑의 노래로 힘과 용기를 전하고자 인천뿐 아니라 서울, 경기 성남, 강원 속초, 대전 등 전국 각지에서 발걸음이 줄을 이었다. 행사 시작 3시간 전부터 송도컨벤시아 입구에는 게이트마다 대기 행렬이 길게 늘어섰다. 참석자들은 단풍이 무르익은 완연한 가을을 만끽하며 동행인과 사진을 찍거나 삼삼오오 담소를 나눴다.

“여러분의 봉사는 마치 하나의 아름다운 음악이었습니다. 서로 다른 악기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다른 역할을 했지만 그 마음이 모여 희망이라는 선율, 용기라는 화음을 만들었습니다. … 이제 우리가 나누는 음악은 이 공간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마음이 닿는 곳마다, 바람이 건너가는 곳마다, 지구 반대편의 이웃에게까지 번져 한 사람의 삶을 일으키는 노래가 됩니다.”

1부 기금전달식에서 장길자 회장은 올해도 변함없이 각자의 자리에서 지구촌 가족을 위해 봉사와 나눔의 손길을 멈추지 않은 이들의 노고에 고마움을 전하며 “앞으로도 위러브유는 지구촌의 모든 사람들에게 삶의 희망과 용기를 전하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의지를 표했다.

파트리시오 에스테반 트로야 수아레스 주한 에콰도르 대사는 축사를 통해 “위러브유는 한국과 에콰도르 양국 간 협력 강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산불 이재민 구호 등 에콰도르를 향한 지속적인 지원에 감사하며 향후 꾸준한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필리핀에서 열린 제21회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에 참가한 바 있는 신시아 빌라르 필리핀 전 상원의원(빌라르재단 전무이사)은 “위러브유는 내가 정말 존경하고 마음 깊이 응원하는 단체”라며 “2001년부터 전 세계를 무대로 인도주의적 복지활동을 펼쳐온 위러브유에 경의를 표한다”고 축사했다.

뒤이어 참석자들의 환호와 박수 속에 성금 기증판이 게시됐다. 위러브유는 향후 네팔, 필리핀, 태국, 몽골, 모잠비크, 남아프리카공화국, 케냐, 페루, 에콰도르, 브라질 총 10개 기후재난국가 이웃들과 국내 기후위기 취약계층 120세대(서울·인천 각 60세대),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 그룹홈, 몽골의 희귀난치성질환 어린이를 위해 총 3억 7600만 원을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재기발랄한 위러브유 어린이합창단의 등장과 함께 2부 콘서트의 막이 올랐다. 이어 가수 김종환, 리아킴, 김성환, 정수라, 라클라쎄(팝페라그룹), 소프라노 강민성, 정찬희가 각자 준비한 곡을 선보이며 좌중을 압도했다. “내 편이 있다는 건, 내겐 마음의 위안이고, 평범한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리아킴, 위대한 약속)”, “그대 손을 잡고 걸어가고 있는 이 순간, 세상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여요(정수라, 환희)”. 출연진은 사랑과 희망이 담긴 노랫말로 참석자들의 감성을 촉촉이 적셨다. 관객들은 성악곡을 차분히 감상하거나, 가수들의 흥겨운 대표곡에는 환호성을 쏟아내며 무대를 즐겼다. 마지막 무대에서는 전 출연진과 관객이 함께 위러브유 로고송을 부르며 대미를 장식했다.

가수 김종환은 “다른 무대도 맛이 있지만 위러브유 사랑의 콘서트가 가장 행복하고 보람되다. 전 세계에서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도움을 건네는 위러브유 회원들을 보며 따뜻한 마음을 배운다”고 전했다. 올해로 5번째 위러브유 콘서트 무대에 오른 가수 정수라는 “개인의 기쁨보다 타인을 돕는다는 콘서트의 의미에 동감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왔다”며 지구촌 이웃들의 행복을 기원했다.

이사투 아이샤 주한 시에라리온 대사관 공사는 “기후변화는 시에라리온에도 여러 재난을 일으키고 있다. 기후재난으로 고통받는 나라들을 돕는 위러브유의 시의적절한 활동에 감사하며, 미래세대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 주시기 바란다”고 성원했다. 아시프 메흐무드 주한 파키스탄 대사관 무관은 “오늘 행사는 세계 각국이 함께 협력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뜻깊은 자리다. 정부 차원의 교류뿐 아니라 위러브유 같은 단체를 통해 힘을 모아 사람들을 돕는 일이 계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감흥에 젖은 관객들은 함께 부른 노래 속 사랑과 희망, 감동이 지구촌 이웃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길 한마음으로 바랐다. 봉사자로 참가한 오혜인(의정부, 39) 회원은 “학창 시절 집에 불이 났을 때 같은 반 친구들과 선생님이 도와준 적이 있다. 힘들고 어려울 때 누군가의 도움이 정말 큰 힘이 됨을 깨달았고, 그렇기에 나 또한 기꺼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웃들을 돕는다”고 보람찬 소회를 전했다. 중학생 아들과 처음으로 콘서트에 왔다는 강태우(수원, 48) 회원은 “우리가 누리는 자연환경은 깨끗하고 건강하게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한다. 기성세대와 다음 세대가 지금이라도 기후위기를 함께 인식하고 문제 개선에 힘을 모을 수 있도록 돕는 콘서트 취지가 참 좋다”고 말했다.

“사랑하는 여러분, 한 해 동안 건네주신 사랑은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 사랑은 오늘의 음악 속에서 다시 울리고, 새로운 해의 첫 새벽에 또다시 빛날 것입니다.”

장길자 회장의 말처럼, 위러브유는 어느 한 사람 소외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사회와 이웃을 돌아보며 나눔과 온정의 손길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