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가족 사랑, 넉넉한 명절 인심 한가득
길었던 여름이 지나고 하늘이 높아가는 9월, 이웃과 넉넉한 정과 사랑을 나누기 위해 (사)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가 ‘2024 이웃과 함께 나누는 행복한 한가위’ 사업을 전개했다. 9월 4일부터 12일까지 전국 60여 곳 지자체를 통해 복지소외·다문화가정 등 총 1400세대에 식료품 세트를 선물했다.
추석 연휴를 앞둔 11일에는 성남시 소재 위러브유교육관에서 ‘2024 지구촌 가족과 함께 나누는 행복한 한가위’ 행사가 열렸다. 행사에는 장길자 명예회장과 이사진,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 이배근 회장을 비롯해 몽골, 네팔, 페루, 이라크 등 각국 주한 외교관이 자리했다. 여기에 몽골, 필리핀, 네팔, 라오스, 스리랑카, 이라크, 우즈베키스탄, 미국, 페루, 케냐, 시에라리온 등 20개국 출신 다문화가족 및 유학생, 위러브유 회원 총 약 180명이 참석했다.
행사 당일, 위러브유교육관은 형형색색 한복을 차려입은 위러브유 회원들로 아침부터 활기가 넘쳤다. 봉사를 맡은 회원들은 식탁보를 말끔하게 다리고 부대행사 소품을 정리하며 분주히 손님 맞을 준비를 했다. 오전 11시, 초대받은 이웃들이 하나둘 행사장을 찾았다. 가족, 이웃 혹은 친구와 함께 상기된 얼굴로 들어서는 이들의 표정에 설렘이 묻어났다.
1부 환영식에서 장길자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타국에서 학업과 생활에 힘쓰는 주한 외국인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전했다. “가족을 떠나 그리움을 느낄 여러분이 추석을 맞아 더 외롭지 않고 따뜻해지길 바라며, 고향에 계신 가족을 대신해 어머니의 마음으로 이 자리를 마련했다”는 장길자 회장은 “오늘 이 자리가 여러분에게 외로움이 아닌 따뜻한 사랑과 위로로 가득 찬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한 분 한 분이 이 사회의 소중한 일원으로서 힘과 용기를 얻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이배근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장은 “세계가 하나 된 지구촌 시대에 다양한 복지활동으로 지구촌 가족을 지원하는 위러브유에 감사하며, 한가위를 앞둔 이 사랑의 행사가 여러분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길 기원한다”고 축사했다.
이어 초청자들에게 명절 선물이 전해지고, 오찬과 한국 전통문화체험의 장이 마련됐다. 오찬은 다문화가족과 주한 외국인들이 한국의 풍성한 한가위를 음미할 수 있도록 위러브유 회원들이 직접 만든 음식들로 푸짐하고 알차게 준비됐다. 송편을 비롯해 불고기, 전, 잡채, 튀김, 김밥 등 여러 음식을 어머니 마음으로 정성껏 갖췄다. 맛깔스러운 음식을 사진에 담은 각국 출신 참석자들은 언어와 문화의 경계를 넘어, 명절에 모인 형제자매처럼 도란도란 담소를 나누며 명절음식을 즐겼다.
부대행사장에서는 회원들이 유학생과 다문화가족이 들어올 때마다 힘찬 “위 러브 유”로 환영해 주었다. 참석자들은 고운 한복으로 갈아입은 후 다양한 한국문화를 체험했다. 부스는 제기차기부터 달고나·청사초롱·송편 만들기, 전통 부채 꾸미기 등 다채롭게 구성됐다. 장길자 회장은 유학생들에게 송편 빚는 법을 세세히 알려주고 미리 만들어둔 송편을 입에 하나씩 넣어주었다. 청사초롱 만들기 부스에서 조선시대 혼례식 때 ‘환영’의 의미로 사용된 청사초롱에 대해 알려주기도 했다. 눈빛을 반짝이며 설명을 경청한 참석자들은 각 부스를 빠짐없이 돌며 색다른 추억을 남겼다.
올해 한국으로 이주해 온 미국인 말린 씨는 “예전에 미군으로 한국에서 잠시 복무할 당시, 추석이면 가족을 만나러 고향에 가는 한국 군인들을 보면서 부대에 남아 그들을 부러워하곤 했다. 올해 추석은 다르다”며 “오늘 함께한 모두가 서로 언어도, 문화도 다르지만 진정 한 가족임을 느꼈다”고 기뻐했다.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 유학 왔다는 아미 씨는 “한국에서 지내며 가족 생각, 부모님 생각이 매일 나는데 오늘 회장님께서 송편 빚는 것도 가르쳐주시고 진짜 어머니 마음, 가족의 마음이 많이 느껴졌다. 모든 면에서 즐거웠고 오늘을 계기로 한국 생활이 더 따뜻해질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주한 외교사절들은 지구촌 가족에게 어머니의 사랑을 전하는 행사의 취지에 공감하며, 자국을 비롯한 세계 각지 이웃을 위한 위러브유 행보에 감사를 표했다. 어용바타르 작닥 주한 몽골대사관 공사참사관은 “위러브유는 오늘 이 자리뿐 아니라 다양한 인도주의 행사를 개최해 많은 사람을 돕고 있다. 앞으로도 성공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국문화체험 코너에서 봉사한 이혜주(인천) 회원은 “다양한 나라에서 온 많은 사람들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데 도움이 돼 뿌듯하다. 오늘 전해진 사랑의 마음이, 이분들이 앞으로도 한국에서 지치지 않고 잘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행사를 마치고 위러브유의 명절맞이 선물을 안고 돌아가는 이들의 마음에는 선물보다 값진 따뜻한 가족 사랑, 넉넉한 명절 인심이 가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