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안정 되찾길 … 한 해 끝자락에 전한 위로와 온정
“불이 비처럼 날아다니고 불붙은 솔방울이 여기저기서 떨어졌다. 놀란 주민들은 다리가 떨려 잘 걷지 못하고 연기 때문에 숨도 잘 못 쉬었다.”
고성군 토성면 용촌1리 최원영 이장이 전한 지난 4월 강원도 산불 발생 당시의 풍경이다. 사흘 동안 강원도와 동해안 일대를 잿더미로 만든 산불은 세 명의 사상자와 약 1300명의 이재민을 냈다. 특히 주택, 상가 등 주거와 생업 관련 피해가 상당했다. 갑작스러운 재난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은 지금껏 임시 대피소에 머무는 등 피해에서 온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새해를 앞두고 (사)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가 강원도 산불 이재민의 재기에 힘을 보탰다. 지역 관공서를 통해 고성을 비롯한 강릉·속초·동해 등지 655세대에 1억 원 상당의 지역사랑상품권을 기증한 것이다. 지역사랑상품권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가 발행하는 상품권으로, 전통시장 등 지정된 사용처에서 이용할 수 있다.
27일 오전 10시 30분, 이강민 위러브유 이사장과 이사진이 춘천에 소재한 강원도청을 방문했다. 정만호 강원도 경제부지사와 도청 관계자가 이들을 맞았다. 지역사랑상품권을 전달받은 정만호 부지사는 “강원도는 전체 면적의 80%가 산인 청정지역이지만 산불, 태풍 같은 재난으로 고생을 많이 겪는다”며 “연말에 이렇게 좋은 소식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강민 이사장은 “작은 정성이지만 강원도의 어려운 상황을 해결하는 데 보탬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사랑을 나누는 봉사 활동에 앞장설 것을 약속했다.
이어 이강민 이사장 일행은 산불의 발화지역이라 피해가 가장 컸던 고성군으로 향했다. 고성군청에서 오후 3시, 군청 직원 및 산불피해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함께한 가운데 기증식이 열렸다. 봉포리‧성천리 등 8개 마을 이장들에게 고성사랑상품권이 전달됐다. 양원모 고성군 부군수는 “고성군 산불 이재민을 잊지 않고 도와주셔서 감사하다. 이번 지원으로 지역 내 소상공인들도 큰 힘을 얻을 것”이라며 피해 지역이 완전히 복구될 때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했다.
폐허가 된 숲에 새싹이 움트듯, 어려움을 딛고 삶의 희망을 일으키고 있는 이재민들. 차가운 날씨 속에 이들이 하루속히 건강한 생활을 되찾을 수 있도록,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필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