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마가 휩쓸고 간 자리에 싹트는 생명과 희망

네팔 남동부 순사리(Sunsari)의 반타바리(Bhantabari). 삽타코시(Sapthakoshi) 강변에 위치한 평화롭던 이 농촌 마을에 비극이 닥친 것은 지난 8월 18일의 일이다. 홍수로 강물이 불어나 제방이 무너지면서 약 5만 명의 주민들이 물난리를 겪었다. 제방과 인접한 반타바리는 피해 정도가 가장 컸다. 도로가 유실되어 차량이 다닐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가옥과 전답이 물에 휩쓸려 형체도 없이 사라졌다.

두어 달이 지나서도 상황은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 농업을 주로 하던 그들에게 농경지가 사라졌으니 생활이 말이 아닌 데다 환경은 열악하기만 했다. 주민들은 길가에 천막을 치고 지내고 있는데 수해로 죽은 가축의 사체가 부패하면서 악취와 오염이 심각하고 그로 인해 오염된 물을 식수로 사용하면서 어린이들이 사망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런데도 주민들은 오염된 강물에서 물고기를 잡아 당장의 끼니를 해결해야 했다.

이런 사정을 알게 된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가 10월 23일, 반타바리 수해지역을 찾았다. 마을로 통하는 유일한 다리는 네팔 정부에서 복구 공사를 시작하려는 듯 중장비를 동원하고 있었고, 대신 마을 입구에 주민들이 만들어 둔 대나무 가교가 놓여 있었다. 가교로는 차량이 통행할 수 없어 회원들과 마을 주민들은 마을 입구에서부터 구호품을 손수레에 싣거나 짊어지고 조금씩 날랐다.

위러브유에서 트럭에 싣고 간 구호품은 쌀과 라면, 생수와 의약품이었다. 위러브유 김중락 이사, 김해숙 이사 등은 수해민들에게 직접 구호품을 전달하며 위로와 격려를 전했다. 양식도 양식이려니와 수인성 질병으로 인한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맑은 물과 의약품도 절실했던 수재민들은 멀리 한국에서부터 찾아와 가장 필요한 도움을 준 위러브유 측에 환영과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웃음 띤 얼굴로 활기차게 구호품을 나르는 수재민들에게서는 새 삶의 의지와 희망이 엿보였다.

이어 25일, 위러브유 이사진 일행은 수도 카트만두의 바순다라(Basundhara) 지역에 거주하는 카드가 라나 마가르(Khadga Rana Magar. 3) 어린이 가정을 방문했다. 카드가는 생후부터 뇌에 물이 차서 머리가 점점 커지는 뇌수종 증상을 보이며 앓아왔으나 가정 형편상 값비싼 정밀 검사를 받지 못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다. 아픈 아이를 바라보며 애태웠던 부모는 의료비와 함께 따뜻한 위로를 전해준 위러브유 측에 진심으로 감사했다. 이번 지원으로 카드가는 MRI 촬영 후 병명과 진행상태를 정확히 파악하여 치료를 받게 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