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모여 또 다른 가족들과 행복을 나눠요”
따뜻한 햇살 쏟아지는 봄날, 가족이 함께 산책하며 이웃을 생각하는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가 16회를 맞았다. 연인원 17만여 명이 15회까지 걸은 걸음은 지구 11바퀴를 돈 거리. 걷는 동안 가족들의 웃음도, 도움이 필요한 국내외 이웃들의 웃음도 함께 피어났다.
4월 26일 오전 10시경, 서울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는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회원 가족 1만여 명이 모여 자리를 잡았다. 다문화가정과 복지소외가정을 돕기 위해 펼쳐진 이번 걷기대회에는 위러브유 장길자 회장과 이강민 이사장 등 이사진은 물론, 이배근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장, 주한 튀니지 대사, 이란 대사를 비롯하여 세네갈, 콜롬비아, 루마니아, 캄보디아, 피지 대사관에서 온 외교사절들과 그 가족까지 약 30명이 행사 취지에 공감하고 기꺼이 동참했다. 윤태규, 벤 등 가수들도 바쁜 일정을 쪼개 달려와 사랑 나눔의 행보를 함께했다.
오전 10시 30분경, 새생명어린이합창단의 발랄한 율동과 노래 등으로 식전행사가 시작됐다. 공연 후에는 위러브유 활동 영상이 상영되어 가난과 질병, 재해로 고통받는 지구촌 이웃들과, 세계 각국에서 어머니의 마음으로 그들을 돕는 위러브유 회원들의 모습이 참가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11시경 1부 기금전달식이 시작됐다. 장길자 회장은 “그간 가족걷기대회에 참여한 분들의 사랑과 베풂이 어려움을 겪는 지구촌 이웃들에게 따뜻한 발걸음으로 희망, 용기를 전했다”고 알리며, 올해도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걷는 이 길에 행복이 더해지고 가정마다 웃음꽃이 더욱 만발하기를 기원했다. 또한 네팔 지부에서 전해온, 전날 발생한 네팔 대지진의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면서 “남의 일이 아니라 지구촌 안에 일어나는 것은 바로 우리의 일이요 우리 가족의 일이니 네팔을 돕자. 지구촌 한가족인 네팔 식구들에게 힘내라고 우리 사랑의 마음을 보내자”고 간절히 호소했다. 진심 어린 연설에 감동한 회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모하메드 알리 나프티 주한 튀니지 대사는 축사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사회·문화·국제적 행사에 함께하게 되어 기쁘고 영광스럽다”고 말하며 세계의 많은 이들에게 행복과 희망을 전하는 위러브유 측에 감사를 표했다. 이어서 다문화가정, 복지소외가정에 생계비 및 의료비를 지원하는 기금전달식이 진행됐다. 이 기금은 관계기관의 도움으로 서울, 경기 지역 이웃 75가정에 곧바로 전달될 예정이다.
이번 대회에는 회원들의 사랑과 정성으로 수술을 받고 건강과 웃음을 찾게 된 아이들의 가정도 참가했습니다. 희귀병을 이겨내고 이 자리에 참석한 재영이(14)와 함께 걷던 아빠 고경희 씨는 “아이가 아플 때는 세상이 깜깜했지만 이제는 세상이 환해보이고 가정에 웃음꽃이 활짝 폈다”며 밝게 웃었습니다. 엄마 이금숙 씨도 “병이 나으니까 아이가 웃음이 많아졌고 다른 사람에게도 친근하게 대하고 자신감이 넘친다”고 기뻐했습니다. 병으로 수없이 부모의 속을 태웠지만 이제는 건강해진 승준이(5), 세은이(9), 혜영이(9), 무성이(11)의 가족들도 밝은 미소를 보이며, 가정에 웃음과 행복을 되찾아준 회장님과 회원들에게 감사를 전했습니다.
도착지점인 백범광장에서는 새생명복지회 회원들과 미군 군악대의 연합으로 구성된 브라스밴드의 경쾌한 연주가 도착한 가족들을 맞아주었습니다. 복지회 소속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이 광장에 가득 펼친 10개의 테마코너도 이내 분주해졌습니다. <희망메시지>에서 회원들은 질병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을 위해 작은 메모지에 마음을 담아 “아파도 포기하지 마. 힘내!” 등의 문구로 희망을 전했습니다. 그밖에도 회원들은 아이들이 리본에 글씨를 써서 엄마 아빠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카네이션 메신저>, 풍선으로 모자와 꽃, 지팡이 등을 만들어주는 <아트 풍선>, 딱지치기와 달고나가 있어 엄마 아빠의 마음을 흐뭇하게 해준 <추억의 놀이마당> 등의 테마코너를 돌아보며 온 가족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장길자 회장의 출발 선언과 함께 팡파르가 울리며 본격적인 가족걷기대회가 시작됐다. 신록이 우거진 올림픽공원에는 철쭉을 비롯한 봄꽃이 활짝 피어 참가 가족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화사한 봄빛의 노란 티셔츠를 입은 회원들은 봄 내음이 물씬 풍기는 산책로를 가족과 담소하며 함께 걸었다. 코스 중간중간에는 웃으며 걷기, 칭찬하며 걷기, 서로 안마해주기 등의 순서가 마련돼 가족 사랑과 화합을 증진했다.
걷기를 마친 참가자들은 준비해온 도시락도 먹고 가족끼리 휴식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관악구에서 온 김병무(45) 회원은 “평소에는 아이들도 학교 다니느라 바쁘고 저도 늦게 퇴근하다 보니 대화할 시간이 없었는데 오늘은 적어도 4~5시간은 함께 이야기하며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면서 “행사에 참여함으로 이웃을 생각하고 도울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경기도 분당에서 온 고교생 서준원(17) 군은 “몇 해 전 대회에서 물펌프 체험을 해봤는데 펌프 자체가 신기했고 그런 물펌프조차 없어 고통받는 지구촌 이웃들도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고 했다. 어려서부터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에 수차례 참가했다는 서 군은 “걷기대회를 통해 가족과 소중한 추억이 쌓이고 어려운 이웃을 더욱 생각하게 됐다. 다른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어 기뻤다”고 보람을 얘기했다.
“정말 좋은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기대 이상이었어요. 불행히도 가족의 소통이 어렵고 분리가 가속되고 있는 요즘, 가족 사랑을 증진하면서도 한국과 한국을 넘어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을 돕는다는 것이 참 인상적입니다. 이런 행사를 본 적이 없어요. 저도 아내와 아들과 같이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산 타헤리안 주한 이란 대사)
“딸과 아내와 함께 와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한국 가족들도 많이 참가했는데 우리도 한가족이 된 것 같았습니다. 집에 있는 것처럼 편안하고 행복했어요. 소중하고 행복한 하루를 만들어준 위러브유에 감사드립니다. 오늘 우리의 노력이 지금 네팔에서 고통받는 많은 가족들에게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콜롬비아도 1985년 재난으로 도시 하나가 완전히 매몰됐을 때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어요. 힘내시라는 응원을 보냅니다.” (안드레스 히랄도 파바 주한 콜롬비아 대사관 일등서기관)
주한 외교사절들은 “많은 가족들이 함께한 성대한 행사에 놀랐고, 한마음으로 이웃을 돕는 데 큰 감명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자국의 물부족 지역에 물펌프를 지원해준 데 감사를 표한 캄보디아 대사관, 투발루를 도운 위러브유의 활동에 찬사를 보낸 피지 대사관, 아프리카 물부족 국가 지원 활동에 감명받은 세네갈 대사관 측도 위러브유와 지속적인 협력을 희망했다.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은 어느새 국내외 어려운 가족들을 위하는 이웃 사랑으로 확산되어 세계적인 관심과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