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가득, 사랑 가득, 행복 가득

“우와, 새 신발이다! 나가서 축구 해야지. 난 이 다음에 커서 축구 선수가 될 거야.”
“나는 크레파스로 그림 많이 그려서 피카소 같은 화가가 될래.”

꿈 이야기에 한층 들뜬 아이들의 목소리가 천진난만한 웃음소리와 섞여 교실에 메아리쳤다. 봄기운이 아직 닿지 않은 강원도의 산간벽지학교 4곳을 찾은 사단법인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회원들이 운동화 280여 켤레, 크레파스 250여 세트와 함께 봄볕처럼 따스한 사랑을 전했기 때문이다.

3월 31일, 진눈깨비를 헤치고 꼬불꼬불한 산길을 달려 10여 명의 회원들이 찾아간 곳은 태백시의 화전∙미동초등학교, 영월군의 구래∙옥동초등학교. 똘망똘망한 눈망울의 아이들이 교실에 쌓인 한보따리 선물에 금세 시끌벅적해졌다. 자리에 앉은 아이들의 발에 회원들이 운동화를 직접 신겨주자,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는 아이들의 얼굴에 수줍음이 가득했다. 크레파스까지 품에 안은 아이들이 교실 뒤편에서 서로서로 새 신발을 비교하고 자랑하느라 신이 났다. 알록달록 색색의 크레파스를 하나씩 꺼내보던 아이들도 스케치북에 당장이라도 그림을 그릴 듯이 멋진 포즈를 취하며 함박웃음이다.

판사가 꿈이라는 기범이(11∙화전초 4년)는 용기를 북돋아준 회원들에게 “공부 열심히 해서 꼭 좋은 판사가 될게요”라고 당차게 답했다. 화전초등학교 엄영경 교사도 “직접 학교를 찾아 아이들에게 선물을 전해준 분들은 처음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함께 흐믓해진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영월군의 초등학교에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손에서 자라 부모님의 사랑과 보살핌이 적은 아이들이 많은 데다, 폐광촌에 자리 잡은 옥동초등학교 아이들은 경제 사정이 더 어려운 실정이었다. 회원들은 “맑은 자연 속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이 비록 형편이 어려워도 순수한 꿈만은 잊지 않고 씩씩하게 자라나는, 몸도 마음도 건강한 꿈나무가 되길 바란다”며 마음을 담아 정성스레 아이들에게 운동화를 신겨주고, 아이들과 같이 즐거워했다.

신발을 선물 받고 좋아서 회원들에게 달려온 민지(9∙구래초 2년)는 “지금 갖고 있는 신발이 아팠는데, 새 신발은 안 아프고 훨씬 좋아요. 이거 신고 신나게 놀 거예요.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해 회원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다. 구래초등학교 이언영 교장은 “벽지의 학교라 경제 사정이 모두 어려운데 좋은 신발을 선물해줘 아이들뿐 아니라 집에 계신 부모님과 어르신들도 함께 기뻐할 것이다. 아이들에게 받은 사랑을 잊지 않고 보답하는 사람으로 자랄 수 있도록 바르게 지도하겠다”며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꿈을 실은 운동화와 사랑이 실린 크레파스 선물을 받고 돌아가는 아이들의 얼굴에 싱글벙글 웃음꽃이 활짝 폈다. 하얀 눈이 채 녹지 않은 강원도의 마을이었지만 회원들과 아이들의 마음에는 바야흐로 행복이 움트는 봄이 찾아왔다.